사상 최다 1,310 작품 중 선정된 작품은…?!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3 결과 발표&작품 평가
텍스트ˑ구성 / 나가니시 큐
6회째를 맞이한 올해의 테마는 바로 ‘연결/結(むすぶ)/connect’. 사상 최다 응모작인 1,310 작품이 몰리며 심사위원들도 굉장이 애를 먹었답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실버 님(심사위원장), 사이토 나오키 님, 오기pote 님, 하나부시 님, 후지초코 님 등 인기 크리에이터 다섯 분을 모셨습니다.

※각 심사평은 심사위원회 및 시상식에서의 코멘트를 종합한 것입니다.
최우수
심사위원 평가
사이토: ‘연결/connect’이라는 테마를 표현하면서 단순히 손을 잡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가 서로 연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를 들어 인물과 병풍 속 그림을 같은 색감으로 표현해서 마치 인물이 그림의 일부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죠. 그리고 병풍 속 꽃은 ‘아침의 얼굴’이라고도 불리는 나팔꽃인 것 같은데, 작품 속에도 아침 햇살이 비치면서 정말로 ‘아침의 얼굴’을 표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물론 이건 제가 조금 과대 해석한 걸 수도 있지만요(웃음). ‘병풍 속 그림에 그림을 그린다’는 메타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부시: 심사위원회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최우수상에 선정된 작품이에요. 각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너무 깔끔하죠. ‘편안하다’라는 표현이 정말 딱 맞는 것 같아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최우수 작품이 아닐까요?
후지초코: 간단하게 말해서 그림 실력이 너무 뛰어나셔서 흠잡을 데가 없어요. 그냥 슥하고 그리신 것 같지만 잡은 손을 그리는 건 꽤 어려운 일이거든요. 전 이렇게 잘 그릴 자신이 없는걸요(웃음). 일본화같은 고전미도 느껴지고, 오른쪽 여백을 아름답게 표현하도록 계산된 구도도 매력적이에요.
실버: 이분은 인생 2회차가 아닐지 의심이 드는데요(웃음). 인생 1회차 고등학생이 이런 퀄리티의 작품을 그리다니. 병풍 표현만 봐도 위부터 아래까지 색 차이가 느껴지죠. 네 귀퉁이 색도 마찬가지예요. 정말 여러 면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흠잡을 데가 없어요. 이미 이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가 너무 기대되네요.
크리에이터 심사위원상
현역 크리에이터인 심사위원들이 각자 독자적인 시각으로 선정한 작품입니다. 수상자에게는 Amazon 기프트 카드 3만엔이 수여됩니다.
사이토나오키상
사이토: 작품을 딱 보자마자 ‘하늘이 쏟아져 내린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대담한 작품이에요. 정말 놀랐어요. 정말 다른 이유 없이 ‘신기해, 이런 거 처음봐’ 하면서 설렜어요. 교실 풍경을 모티브로 청춘 특유의 상쾌함과 우울함이라는 양면적인 두 면을 훌륭하게 표현했어요. 하늘과 구름의 색도 아주 깊어서 오래도록 보고 싶은 기분 좋은 작품이에요.
실버: 제목도 일품이에요. ‘그건 찢긴 게 아냐. 이젠 네 몫이야.’ 라니.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나요? 영화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후지초코: 카피라이터로도 소질이 있어 보여요.
사이토: 소녀와 소년 사이에 찢어진 빨간 실이 있고 언뜻 보면 이별을 표현한 것 같지만, 제목으로 ‘그건 찢긴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게 되게 의미심장하죠. ‘이젠 네 몫이야'라는 말은 거만한 느낌이라 조금 열받지만(웃음). 그런 부분에서도 청춘 남녀의 풋풋한 감성이 느껴져서 재밌는 작품 같아요.
오기pote상
오기pote: 한눈에 보기에도 색상이나 구도가 너무 아름다운데 확대해서 봐도 옷이나 인물 묘사가 엄청 섬세하죠. 한 치의 타협 없이 세밀하게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호감도를 높인 포인트예요. 거의 첫눈에 반해버렸는데 나중에 작가 이름을 확인해 봤더니 제가 작년에 평가를 맡았던 분이었더라고요. …뭐, 그런 의미에서도 ‘연결(connect)’을 느낀 작품입니다(웃음). 물론 평가에는 일절 영향이 없었지만, 일 년 사이에 엄청 성장했다는 게 느껴져서 감동받았어요. 내가 괴물을 낳은 게 아닐까 하고(웃음). 물론 본인의 노력이 100%겠지만요.
실버: 심사평의 가치가 상당히 높아지는 이야긴데요(웃음). 이 작품은 특히 피부색 표현이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오기pote: 맞아요. 아이들 손이나 이런 부분을 너무 잘 표현했죠.
후지초코: 정말이네요, 막 보들보들해 보여요.
오기pote: 종교적인 가치관이나 신비로운 분위기, 아르누보나 불교화 같은 구도로도 보이죠. 그런 면에서 자신의 표현을 더 깊게 탐구하려는 아티스트적인 면모도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기업들이 원하는 일러스트를 니즈에 맞게 그릴 수도 있는 분 같아요. 만약 그 길을 택하신다면 인기 작가가 되실 것 같아요.
실버상
실버: 일단 멋있어요. 처음 봤을 땐 ‘연결/connect’이라는 테마가 뚜렷하게 보이진 않지만, 먹이사슬이나 윤회 같은 뜻이 담긴 작품같아요. 플랑크톤 같은 작은 생물이 큰 생물에게 잡아먹히고 또 먹히고…. 그런 생명의 조화가 해저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듯한 심오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후지초코: 어떤 이야기가 배경에 있을지 상상할 수 있는 그림이죠. 테루테루보즈(비가 그치길 기원하며 처마에 매달아 두는 종이 인형)처럼 생긴 캐릭터가 있는데, 안쪽을 보면 더 많은 테루테루보즈가 매달려 있죠. 아주 긴 시간의 흐름이 느껴져요.
실버: 완전 프로의 실력이에요. 이런 구성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저는 아마 못 그릴 것 같아요(웃음). 모티브 배치도 그렇고 깊이에 따라 색을 배치하고 네 귀퉁이의 색상 밸런스에도 신경을 쓴 느낌이죠. 네 귀퉁이에 같은 색상을 쓰면 자칫 지루한 인상을 줄 수 있는데, 이분은 같은 검정이라도 다양한 톤으로 정교하게 나눠서 사용했어요. 흰색과 파란색도 마찬가지로 톤이 깊은 덕에 무게감과 원근감, 스케일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네요.
하나부시상
하나부시: 보자마자 반해버렸어요. 두 사람이 정말 친해 보이잖아요. 그건 ‘캐릭터’가 아니라 ‘인간’을 그렸다는 뜻이거든요. ‘웃는 얼굴은 이런 얼굴’라고 기호화되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 그림이란 그런 기호화된 것들을 표현으로 녹여가는 건데 이 그림에는 그 이상의 것이 담긴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와닿아요. 그저 손재주가 아니라 ‘난 이걸 하겠어!’라는 필사적인 느낌이 들어서 호감이 간달까요.
사이토: 다른 사람의 표현을 빌린 게 아니라 자신만의 서랍장 안에서 꺼낸 표현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후지초코: 배경 분위기가 정말 멋져요. 오렌지빛 석양이 오른쪽 전원 플러그에 비친 모습을 보면 정말 관찰을 열심히 했다는 게 느껴져요. 또, 확대해 보면 뒤편에 있는 신문 글자도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요. 대단한 열정이 느껴지네요.
오기pote: 이분은 평소에 좀 더 캐치한 모티브를 많이 그리시는 분인데 유난히 이번 작품은 수수하다고나 할까요. 콘테스트에 이런 작품을 가져오는 게 대단해요.
실버: 수수한 모티브를 세밀하게 그리면 마음에 더 와닿기도 하죠. 이번에는 정말 순수하게 그리고 싶은 걸 그린 느낌이에요.
하나부시: 솔직히 기술적인 면에서 미숙한 부분도 보여요. 어깨 부분의 스케치가 조금 미흡한 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공기나 온도, 냄새 같은 것들이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고 그게 매력이죠.
후지초코상
후지초코: 인물의 얼굴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대담한 구도에 감탄했어요. 만약 이 신부의 표정이 보였다면 오히려 재미 없는 그림이 됐을지도 모르죠. 대담한 잘라내기가 정말 세련됐다고 느꼈어요. 확대해 보면 정말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고 그린 걸 느낄 수 있어요. 어머니의 반지, 기모노를 고정하는 클립 같은 것들이요.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함이에요.
실버: 기모노를 입을 때 이런 클립을 쓰는 줄은 전혀 몰랐어요(웃음). 기모노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하얀 신부 기모노의 질감 표현도 정말 좋죠.
후지초코: 맞아요. 연한 색조를 여러 겹 겹쳐서 사용하고 있죠. 흰 기모노와 검은 소매, 말하자면 흑백의 모티브는 자칫하면 단조로워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정교하게 강조색을 사용하면서 복잡하고 아름다운 색감을 만들어낸 점도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예요. 오른쪽의 검은 소매와 왼쪽 위 검은 머리카락이 쌍을 이루면서 명암 밸런스도 아주 미묘하게 유지되고 있고요. 이렇게 연한 색조로, 게다가 얼굴 같은 캐치한 요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세심하고 정교한 고민을 통해 눈길을 끄는 작품을 만들어 냈어요.
기업상
CLIP STUDIO PAINT상
정교한 디테일이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폴라로이드 사진에 적힌 시간 배열, 한쪽 가방에만 걸려 있는 인형, 그림자가 비치는 모습까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든 것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고 싶어지는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두 인물의 과거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고, 그 상상에 따라 작품을 보는 관점도 바뀔 수 있죠. 마음이 변덕스러운 여름에 딱 맞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뛰어난 스킬로 정교하게 잘 그려진 작은 요소들 덕분에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거겠죠.
코픽상
KADOKAWA키토라상
와콤상
‘연결-잇다’라는 테마에서 비롯된 발상의 연상이 흥미롭고 매우 스토리성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를 살펴보면 도리이(신사 입구에 세운 기둥 문)나 종 같은 신사(神社) 요소들과 미즈히키(경조사 때 선물 등을 포장하는 색실로 만든 매듭으로 홍백은 결혼을 뜻함)와 쓰노카쿠시(일본 결혼식 때 신부가 머리에 쓰는 흰 비단천)와 같은 결혼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잘 섞여 있어서 자꾸만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ZOZOTOWN상
포카리스웨트상
‘여름’을 꽉 담아낸 구도가 정말 훌륭합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모두 담겨있어 풍경 소리와 매미 소리까지 들려올 것만 같죠. 작품 타이틀이 ‘약속’인데, 두 사람이 어떤 사이고 무슨 약속을 하고 있는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네요. 앞으로도 멋진 창작 활동을 기대하겠습니다.






























pixiv 고등학생 일러콘 2023이란?
‘pixiv 고등학생 일러콘’은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2018년부터 매회 개최되고 있는데요. 매번 유니크한 테마에 따라 그려진 다양한 작품들을 프로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심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