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은 역대급 접전?!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4 결과 발표&작품 평가
글·구성/ 나카니시 큐
pixiv가 주최한 고등학생 대상 일러스트 콘테스트 ‘pixiv 고등학생 일러콘 2024’가 지난 여름 개최되었죠. 드디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이번 콘테스트의 주제는 ‘열/熱(ねつ)/Heat’로 총 1,254점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크리에이터 심사위원으로 하루오 님(심사위원장), 게미 님, 코무기코2000 님, 사이토 나오키 님, NAKAKI PANTZ 님의 다섯 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심사위원분들이 작품 하나하나를 전문적인 시각으로 면밀히 분석하며 기술적 평가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각까지 세심하게 읽어내 주셨는데요. 특히 최우수상 선정 과정은 역대급으로 오래 걸렸고, 다양한 매력이 있는 여러 후보작이 거론되었다고 하네요. 오랜 논의 끝에 최우수작이 결정되었고, 이후 크리에이터 심사위원상과 다른 수상작들도 확정되었습니다.
열띤 토론 끝에 선정된 수상작과 심사평을 공개합니다. 심사를 마친 후의 감상을 담은 ‘심사를 마치며’에도 창작의 힌트가 담겨 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최우수상
모든 응모작 중 가장 뛰어난 일러스트로 인정된 작품입니다. 작가에게는 상금 20만 엔이 수여됩니다.
심사위원 평가
사이토 나오키(이하, 사이토): 먼저, 주제가 ‘열’인데 초록색이 많이 사용된 점이 좋았어요. 색 사용이 독특하고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아마 일부러 비껴간 표현을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런 방식으로 그렸다고 생각해요.
NAKAKI PANTZ(이하, NAKAKI): 응모작 중에는 따뜻한 색을 전혀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작품들도 있었는데, 그중에서 이 초록색 사용은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눈에 띕니다.
게미: 열대의 숲에서 땀이 흐르는 느낌이 정말 잘 전달됐어요. 게다가 생명체의 디테일도 철저히 조사한 뒤 그린 것이 느껴져요. 대충 그리려고 하면 대충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그 부분을 생략하지 않고 꼼꼼히 그려 넣었어요. 직업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하루오: 확대해서 보면 개미 같은 작은 생명체까지 철저히 그려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작가가 디테일한 묘사에 얼마나 집착했는지가 느껴지고, 그런 의미에서 ‘열’도 잘 전달되는 작품이네요. 이 소년이 손을 뻗은 곳은 어디일까 궁금해지네요.
사이토: 제목이 ‘불가역 진행’이기 때문에 아마도 미래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 그림을 보고 ‘이 사람은 정말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호랑이가 공포의 상징으로 그려졌는데, 눈이 가려져 있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위험한 정글 속을 헤쳐 나가는 소년의 모습은 SNS 사회를 살아가는 현재의 고등학생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코무기코2000(이하, 코무기코): 모티프의 선택과 배치가 매우 뛰어나요. 매력적인 모티프를 잘 선택했고, 그것을 상징적으로 잘 배치했어요.
NAKAKI: 식물, 동물, 곤충, 인물 등 많은 요소가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놀랍습니다. 색 선택과 균형 잡힌 구성이 매력적이에요. 이 작품은 방에 걸어두고 싶을 정도네요.
사이토: 또, 그림이 깔끔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점이 오히려 새롭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 사람은 ‘이것도 아닌가? 저것도 아닌가?’라는 느낌으로 실험적으로 그림을 덧칠한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그 점이 이 그림의 내용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게미: 필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등 기술적인 방법에 집중한 그림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채색’이라는 행위만으로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완성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크리에이터 심사위원상
현역 크리에이터인 심사위원들이 각각 독자적인 시각으로 선정한 작품입니다. 수상자에게는 3만 엔 상당의 아마존 기프트카드가 수여됩니다.
게미상
게미: 구도를 잡는 방식에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어요. 보통은 이야기의 테마를 표현할 때 화면 안에 모티프를 넣어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작품은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을 화면 밖에 배치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상상이 화면 밖으로 확장되게 해요. 그런 표현 방식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껴졌어요.
사이토: 이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지 아닌지 정확히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손을 잡고 있는 거야, 뭐야?’라는 의문이 드는데, 그런 점에서 고등학생들의 미묘한 감정에 마음이 흔들리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네요(웃음). 남자아이가 시선을 피하고 있는데, 그것이 부끄러워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요. 기호적인 표현을 배제하고 상황만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돋보이네요.
NAKAKI: 좋은 의미에서 화려함이 없어요. 화려한 상황이나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소박한 모티프를 소박하게 그리면서도 이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정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네요(웃음).
코무기코2000상
코무기코: 저는 애니메이션을 그리는 사람인데, 애니메이션에서는 화면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얼마나 상징적이고,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화면을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죠. 그런 관점에서 이 작품의 ‘플래카드를 든 소녀가 당당하게 걷고 있는’ 모티프는 매우 상징적이라고 느껴져요. 아마도 누구나 고교 야구 중계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익숙한 장면인데, 그런 장면을 아이디어로 가져온 것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그 소녀를 따라가는 것은 고교 야구부가 아닌, 여름의 다양한 상징물들이라는 발상도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이토 나오키상
사이토: 이분은 작년에 최우수상을 받은 분인데, 선정하고 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어요(웃음). 색을 제한하고 흑백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단순히 흑백이라 눈에 띈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그림을 잘 그리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색을 사용하지 않아도 ‘열’을 멋지게 표현했고, 좌우 대칭에 가까운 구도가 지루해질 수 있음에도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저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져요.
게미: 이번 응모작 중에는 캔버스에 다채로운 색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이 일부러 수묵화 스타일로 그려졌다는 점이 독특하네요.
NAKAKI PANTZ상
NAKAKI: 이 작품을 보면서 ‘그림은 정말 자유로워도 괜찮구나’라는 자유로운 열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품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고, 그림에 힘이 느껴져요. 실내를 위에서 내려다본 구도인데, 저 역시 방을 잘 그리고 싶다고 자주 생각하는 터라 감정 이입한 부분도 있어요. 또, 화면 곳곳에서 ‘완전 열심히 그렸어!’라고 외치는 듯한 열정이 느껴져서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상상하게 되는 그림이에요. 사실 이외에도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이 작품이 가장 마음을 끌었어요.
하루오상
하루오: 맨 처음 모든 작품을 대략적으로 살펴봤을 때부터 제 마음속에서 수상작 후보 1위였던 작품이에요. 고등학생 시절에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던 감정이 떠오르는, 굉장히 감성적인 그림이에요. 다른 사람에 대한 동경과 질투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 신선하게 그려져 있어서 당시 눈물을 흘리며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코무기코: 절실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NAKAKI: 특히 크리에이터들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죠.
하루오: 자세히 보면 기술적으로 거친 부분도 있지만, 그게 오히려 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해요. 기술을 넘어서 전체적인 분위기와 임팩트를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요.
기업상
각 협찬 기업이 선정한 주목할 만한 작품들입니다. 수상자에게는 각 기업에서 창작 관련 굿즈 등이 수여됩니다. 각 기업의 코멘트를 소개합니다.
CLIP STUDIO PAINT상
‘열’이라는 주제를 창작 활동과 연결시킨 작품 중에서 이 불꽃 유리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열의 빛과 어둠의 대조를 색을 절제하며 잘 표현했고, 열감이 느껴지면서도 보기 쉽게 전달된 작품입니다. 세부 묘사도 정교해서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열정이 담긴 작품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코픽상
위에서 내려다본 구도를 그린 작품이 드문데, 작품에서 제작물이 튀어나오는 듯한 묘사가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단순한 선임에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느껴졌고, 주제를 정확히 표현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물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오히려 그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을 자극하게 합니다. 제작에 쫓기고 있는 건지, 혹은 붓이 잘 나가서 몰입하고 있는 건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등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규모 제작에 함께 참여하는 모습은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에서만 나올 수 있는 모티프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작업이 주를 이루겠지만 코픽과 같은 아날로그 재료를 통해 표현의 폭을 넓혀가길 바랍니다.
KADOKAWA키토라상
눈에 띄는 오렌지와 붉은 불꽃이 인상적인 대담한 구도입니다. 인물의 표정과 어두운 색감, 그리고 ‘심화(心火)’라는 제목에서 약간 불길한 상상이 떠오릅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는 캐릭터가 내면에서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품고 있다는 느낌이 전달되어서 보는 이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와콤상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캔버스의 반대편에서 본다는 시점이 흥미로웠고, 그림에서 뻗어 나오는 손은 그 열정에 의해 그림이 실체화된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또한, 그녀가 창작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의 시작처럼도 느껴져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러스트의 소녀처럼 앞으로도 열정을 담아 작품을 계속 그려 나가길 바랍니다!
포카리스웨트상
멀리 있는 빌딩이 흔들리는 모습이나 햇볕을 받아들이는 피부의 색감에서 무더운 기온까지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풍부한 감성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멋진 작품이었어요. 앞으로의 활약도 응원하겠습니다.
칼로리메이트상
강렬하고 진지한 눈빛에서 인물의 강한 의지와 그림에 몰입하는 모습이 단번에 전달되었고, 내면에 숨겨진 열정이 표정과 공기에도 전해지는 표현이 정말 멋졌습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
마루망상
어지러워 보일 만큼 뜨거운 열기를 차가운 기운으로 시원하게 식혀주는 복잡한 테마를 능숙하게 표현한 작품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이내믹한 구도와 열기와 차가움을 동시에 표현한 색감, 섬세한 소녀의 표정, 그리고 세탁기와 바구니의 질감에 맞춘 디테일한 묘사가 돋보였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개성 넘치는 유일무이한 스타일을 만들어낸 점도 인상적입니다.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CHUNITHM상
정면을 바라보며 외치는 구도에서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터치로 세밀하게 그려진 각 요소가 작품에 깊이를 더해주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넥스트 크리에이터상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상으로, 기업에서 공식적으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상입니다.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작품이 없으면 해당 수상자가 없을 수 있으며, 다른 상과는 선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 수상도 가능합니다. 각 기업의 코멘트를 소개합니다.
넥스트 크리에이터상 supported by YouTube甲子園(고시엔)
운영진 모두가 만장일치로 이 작품이 YouTube 고시엔의 이미지에 딱 맞다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매번 응모 작품을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과 이 캐릭터가 무엇을 그리고 있을지 두근두근 기대되는 마음이 하나가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고등학생과 교실을 모티프로 하여 소품과 배경을 정성스럽게 묘사했고, 다채롭고 밝은 색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YouTube 고시엔을 모티프로 한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와콤상과 중복 수상입니다.
넥스트 크리에이터상 supported by INCOLORE
직설적인 제목에 담긴 ‘열’과 그것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눈빛과 머리카락의 움직임에서 느껴졌습니다. INCOLORE에서는 소비자에게 강렬하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사고 싶게 만드는 열정을 중시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우수상
아쉽게도 상위 입상은 놓쳤지만,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끈 작품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심사 과정에서 주목받은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들의 코멘트를 소개합니다.
NAKAKI: 솔직히 정말 독특한 그림이에요(웃음). 굉장히 독창적인 매력이 있어요. 제목도 포함해 정보량이 꽤 많죠.
코무기코: 이 작가는 어떻게든 한 장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도 고등학생 때 이런 그림을 많이 그렸기 때문에 그 마음이 잘 이해됩니다. 앞으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그릴 재능도 보이네요.
사이토: 캐릭터의 다리 자세로 구분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네요.
게미: 마치 영상의 한 장면 같아요. 비스듬히 앉은 의자에 카메라를 둔 느낌이네요.
사이토: 맞아요. 이건 일러스트보다는 영상적인 감각에 더 가깝죠. 실제 생활에서는 카메라를 이렇게 둘 수 없기 때문에, 일러스트이기에 가능한 표현이에요.
하루오: 이 작품은 카드 일러스트로도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퀄리티라고 생각했어요. 드래곤은 자주 그려지는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눈에 띄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으로 승부하는 점이 매우 좋아요.
게미: 작은 소품까지도 꼼꼼히 묘사되어 있네요. 작은 물건들조차 대충 그린 것이 아니라 세세하게 조사해 그린 게 느껴집니다.
사이토: 이 작품은 굉장히 직설적으로 주제에 맞게 뜨거운 느낌을 주네요. 고등학생 야구선수 같은 느낌이 들고, 그린 사람도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습니다.
NAKAKI: 진솔하게 열정을 표현한 점이 좋습니다. 게다가 그림 실력도 아주 높아요.
게미: 그림 속 요소 하나하나에 움직임이 있어서 좋아요. 팔이나 발밑의 흙, 그리고 구름조차도 순간적으로 구름이 걷히는 듯한 역동성이 느껴져요.
코무기코: 대부분의 작품이 캔버스를 바라보는 구도인데, 이 작품을 보고 ‘네부타(일본의 도호쿠 지방 축제에서 사용하는 등롱)라고?’라는 놀라움이 있었어요. 확실히 입체적인 것이 더 그림으로서 돋보이고, 모티프 선택의 센스가 느껴져요.
사이토: 단순히 이 그림 스타일이 너무 좋아요. 다양한 색을 사용해서 보는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계속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아요.
NAKAKI: 사쿠라 모모코 선생님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에스닉한 감각이 있어 귀여워요. 제가 직접 이런 색감을 사용하진 않지만,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이네요.
NAKAKI: 일단 남자 캐릭터의 얼굴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웃음). 무언가를 태우고 있는데 ‘무슨 의미일까?’하고 상상하게 만드네요.
게미: 왼쪽 위에 ‘좋아했다’라고 적힌 편지가 있어요. 덕질의 끝을 나타내는 걸까요?
사이토: 하지만 주변의 굿즈는 다 멀쩡해요. 이것만 태운다는 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하루오: 여러 해석이 가능한 그림이네요.
NAKAKI: 심플하게 그림이 정말 뛰어나요. 바닥 타일과 잎사귀의 초록색이 아주 아름답게 그려졌어요. 처음에는 쇼케이스를 보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액자 속 그림에서 소녀가 나오는 장면이었네요.
사이토: 정말 멋진 그림에 반해서 ‘쿵!’ 하고 마음에 꽂힌 그런 느낌일까요?
NAKAKI: 색감과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책에 몰두하는 장면이 부드러운 녹색으로 통일되어 있는데, 위쪽의 붉은 꽃이 좋은 포인트가 되었네요. 정말 매력적인 그림이에요.
코무기코: 화면 구성이 뛰어나요. 독특한 모티프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구도를 잘 잡았어요.
사이토: 섬세하게 그린 부분도 있지만, 일부러 거칠게 그린 느낌이 남아 있는 것도 좋네요.
NAKAKI: 모든 작품을 처음 훑어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이에요. 세계관과 공기감이 너무 좋아요. 제목이 ‘사라지지 마'라서 이 소녀가 살아 있는지 죽은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두 사람의 관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그림이에요.
하루오: 거친 부분도 있지만, 하고 싶은 의도가 아주 잘 전달되네요.
NAKAKI: 고등학생다운 팝하고 귀여운 그림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고등학생 때 이런 활기찬 그림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긍정적이고 독특하며 정말 매력적이에요.
하루오: 멋져요! 먼 풍경을 그린 방식도 아주 좋아요.
심사를 마치며
하루오: 최우수상을 결정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네요. 들은 바로는, 이렇게까지 어려웠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해요.
사이토: 맞아요. 예전에는 최우수상은 꽤 간단하게 만장일치로 결정됐던 기억이 있어요. 스타일이 확립되었거나 기술력이 뛰어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선택되곤 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마음에 와닿는다’, ‘이 작품이 좋다’ 같은 감정적인 평가가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이건 이번 콘테스트뿐 아니라 요즘 시대의 트렌드라고 생각해요.
NAKAKI: 말씀하신 대로 기술적으로 아주 뛰어나지 않더라도 정말 좋은 그림들이 많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게미: 저도 이번 심사에 참여하면서 ‘내가 기준을 정한다면 어떻게 선택할까?’를 계속 생각했는데,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의 독창성과 그것을 표현하는 기술력의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기술을 넘어 ‘이것만큼은 꼭 표현하고 싶다!’라는 열정이 느껴지는 순간을 잘 파악하려고 했어요.
사이토: 세상이 점점 열정과 감정에 더 중점을 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고, 그게 이번 심사에도 반영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의견이 더 갈렸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의 최우수상에 어울리는 작품인지 어떤지는 일단 차치하고, 감정에 호소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방식이 지금 시대를 잘 반영한 것 같습니다.
하루오: 결국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의 존재 의미와 상의 가치에 대해 논의할 만큼 강력한 작품들이 모였다는 거죠. 이런 대회로 발전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이토: 맞아요.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려보고 싶었던 것’에 이끌렸어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교하고 잘 그린 그림이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게 되었죠. 앞으로도 이 흐름이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마음 가는 대로 솔직하게 그리는 것이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대인 것 같아요. 마치 본질로 돌아간 느낌이랄까요.
게미: 직업적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작업을 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작품과 대화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가지고 있는 스킬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죠. 납기가 있는 이상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하지만, 이번 심사에서는 그런 효율성이 좋지 않은 작업이라고 할까요… 그림과 철저히 대화하며, 끝없이 고민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었어요. 이게 바로 그림을 그리는 본질적인 즐거움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어요. 고등학생들도 앞으로 그런 대화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작품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코무기코: 이번 작품들을 보면서 저도 고등학생 시절을 많이 떠올렸어요. 고등학생 때는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쉽잖아요. 저 역시 일러스트레이터 코게챠(焦茶) 님을 엄청 동경해서 당시에 제가 일러콘에 출품한 작품들은 분명히 코게챠 님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때의 저에게는 코게챠 님의 그림이 정답 그 자체여서 거기서 한발짝도 빠져나올 수 없었죠. 하지만 어떻게든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모색한 것이 지금으로 이어졌고, 아주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하루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개성이 만들어지는 거죠.
코무기코: 이번 응모작 중에서도 ‘이 작가는 분명히 그 작가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어요. 존경심을 갖는 건 중요하지만, 동시에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려는 마음도 계속 가져주었으면 좋겠어요.
하루오: 저도 이번에 고등학생들의 작품을 심사하면서 다시 신선한 기분을 느꼈어요.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네요.
NAKAKI: 동감이에요.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던 시절의 감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걸 다시 배웠어요. 고등학생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과감한 색감, 구도를 보면서 ‘이런 방식도 있구나’라고 많이 배웠어요. 정말 자극을 많이 받은 멋진 경험이었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pixiv 고등학생 일러콘 운영진 올림
다시 한번 올해도 많은 참여 감사합니다!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는 2025년에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는 이번에 아쉽게 수상을 놓치신 분들, 내년부터 참가하실 수 있는 분들은 물론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다음 도전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pixiv 고등학생 일러콘 2024란?
‘pixiv 고등학생 일러콘’은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2018년부터 매회 개최하는 일러스트 콘테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