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어요’ 불쾌함과 아름다움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일러스트레이터 MON
인터뷰/ 하라다 이치보
일러스트레이터 MON 님의 첫 개인전 ‘SIGNAL 414’가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pixiv WAEN GALLERY’에서 2024년 7월 24일(수)까지 개최됩니다. 전시회에서는 신간 일러스트집 ‘SEEKERS -탐색자들-’(파이 인터내셔널 출간) 발매를 기념하여 수록 작품 및 오리지널 일러스트 작품을 중심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컨셉은 ‘이 세계와는 ‘다른 행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변형되는 인체 등 독특한 세계관을 계속해서 추구해 온 MON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미대에서 일본화를 전공하고 올해 봄에 졸업
── 올봄에 미대를 졸업하셨다고 들었어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은 꽤 과감한 결정인 것 같은데요.

감사하게도 재학 중에 작업 의뢰를 받아 일을 했었어요. 그러면 이대로 프리랜서가 되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낙관적으로 결정했어요. 실제로 프리랜서가 되어보니 매일 그리는 양이 상당히 많아서 느긋하게 일할 수 없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달았지만요.
── 미대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셨나요?

일본화를 전공했어요. 일본화의 섬세한 선과 석채화에 흥미가 있었고, 특히 불교화를 좋아하거든요. 평소 작업하는 일러스트와 입시를 위해 배운 데생 같은 기법은 제 안에서 꽤나 확실히 구분되어 있지만, 일본화 특유의 색감같은 건일러스트에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아날로그 물감과 도구를 사용한 작품 제작도 앞으로 더 늘려가고 싶어요.
──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셨나요?

네, 할아버지가 유화를 자주 그리셨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아서 저도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트랜스포머나 자동차, 메카닉 등 좋아하는 모티브를 열심히 그렸죠.
── 영향을 받은 크리에이터나 작품이 있나요?

애니메이션 ‘교향시편 유레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그리고 오바다 타케시 작가님이나 아마노 요시타카 작가님의 선화, 채색에도 영향을 받았죠.
2018년에 업로드한 작품
── 원래는 만화가를 지망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중학생 때까지는 만화를 그렸지만 스토리를 만드는 게 어려워서 포기했었죠….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관을 표현한다’라는 의미에서는 일러스트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SNS에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더니 작업 의뢰를 받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프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길을 생각하게 됐죠.
선화 작업은 도화지와 펜으로
── 현재 작업 환경을 알려주세요.

B4나 B5 크기의 종이에 펜으로 선화 작업을 하고 스캔한 후에 ‘이비스 페인트’로 채색하고 있어요. 원래는 이비스 페인트로 선화 작업도 했었는데, 디지털 선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선화 부분은 아날로그로 작업하게 됐어요.
── 선화 작업을 할 때 쓰는 종이를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그 가게 그 선반에 놓여 있는 초록색 물건’ 같은 감각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제조사 이름 같은 건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가게에서 물건 위치가 바뀌면 못 찾아요(웃음). 적당히 섬세한 질감에 연필이나 드로잉 펜이 잘 먹는 종이가 그리기 쉬운 것 같아요.
물론 디지털 작업도 디지털 작업만의 장점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이 직접 그린 그림을 더 좋아해요. 손으로 직접 그리기 때문에 생기는 선의 뉘앙스 같은 것들을 제 그림에도 담고 싶어요.
── 그럼 반대로, 모든 과정을 아날로그로 하지 않고 채색은 디지털로 하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그건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이에요. 이비스 페인트의 디지털 기능은 정말 뛰어나서 종이 텍스처를 그대로 남기면서 채색할 수 있거든요. 또, 이비스 페인트는 직관적이라서 쓰기 편해요. 툴이 많으면 아무래도 어렵잖아요…. 또, 디지털 채색의 장점은 의도적으로 완성된 이미지와 전혀 다른 색을 사용해 보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나 효과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 뚜렷한 완성 이미지를 떠올리며 작업을 진행하기보다는 그때그때의 우연이나 영감을 즐기면서 작업하는 편이신가요?

그리기 시작할 때는 완성된 이미지를 전혀 상상할 수 없고, 색을 입히면서 ‘여기는 이렇게 될 것 같다’라고 점차적으로 목표가 보이기 시작해요. 항상 앞뒤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감정에 맡기는 편이죠. ‘지금 이 감정에 맞는 형태는 뭘까? 선의 흐름은?’ 이런 식으로 시험해 보면서 그 과정에서 일러스트의 배경 설정이나 스토리가 확장되는 느낌이에요.
── 그리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확장되는군요. 일러스트 한 장당 제작 시간은 대략 얼마나 걸리나요? 또, 특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 장당 약 20시간 안에는 끝나요. 채색은 비교적 빨리 끝나는 편이지만, 러프 스케치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려요. 아날로그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일주일 정도 지체되기도 하고요.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게 너무 좋아’
── MON 님의 일러스트는 정교한 디테일이 아주 매력적인데요. 때로는 환공포증 같은 감각을 자극하는 표현들도 있는데, 의도적으로 그린 건가요?

저는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걸 엄청 좋아해요. 그래서 제 그림을 본 사람이 ‘우와…’하고 등골이 서늘해지길 바라죠. 마구마구 오싹해지면 좋겠어요. 물론 저도 연꽃 콜라주 같은 걸 보면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제가 그런 걸 그리는 건 정말 즐거워요. 불쾌하면서도 그 속에서 어딘가 아름다움도 느껴지는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표현을 모두가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일단은 예쁘고 귀여운 걸 많이 그려서 MON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면서 조금씩 기괴한 표현을 늘려가고 싶어요.
── ‘내가 좋아하는 표현을 담아냈다’라고 생각하는 과거 작품이 있나요?

지나친 작품을 그리지 않도록 의식하고 있어서 그런 작품은 별로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자면 이 작품이죠. 선의 표현도 그렇고 제가 원하는 상황을 담아냈다는 느낌이 있어서 정말 마음에 들어요.
── 아무런 제한 없이 그린 작품도 한 번 보고 싶어요.

── 그 언젠가를 기대하겠습니다! 표현이 디테일한 작품은 조금이라도 잘못 표현하면 인상이 확 죽게 될 수 있는데요. 디테일한 표현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어수선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모든 모티브가 주인공이 되면 전체가 어수선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정말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명확히 정해요. 그리고 그 외의 부분은 힘을 빼거나, 디테일한 표현을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같은 톤의 색으로 조화롭게 처리해서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하고 있죠.
인체는 해체해서 표현해도 괜찮아
── pixiv의 과거 게시물을 살펴보면 2021년 무렵부터 인체나 의상 패턴의 디테일이 눈에 띄는데요.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하나의 대상을 꼼꼼하게 그리는 것이 정말 즐거웠어요. 최근에는 돌연변이 같은 것을 많이 그리고 있어요. 예전에는 인간을 그리는 게 어려워서 인체라는 모티브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인체를 해체해서 그려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배경을 포함해 한 장으로 완성한 스타일(위: 2022년 작품)에서 인체 그 자체를 표현한 스타일(아래: 2023년 작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 지금까지 일러스트 관련해서 크게 고민한 적이 있나요?

작화 스타일에 대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좋아하는 작가의 영향을 받기 쉬운 편이라, 그 부분을 정말 많이 고민했죠.
── ‘확고한 세계관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이미지여서 조금 의외인데요.

영향을 받은 것을 의도적으로 흡수하기도 해요. 울트라맨을 좋아해서 붉은 라인을 그대로 작품에 담기도 하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비슷해지는 건 피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는 뜻이고, 제가 추구하는 것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 그렇군요….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슬럼프에 빠지지 않아요.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끼더라도 계속 그림을 그리죠.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그림이 완성되고, 그러면 어느새 상태가 좋아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지금 상태가 좀 안 좋으니까 일단 다른 걸 하자’라고 생각하는 일 자체가 잘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항상 그림에 대한 것만 고민하고 싶고, 그림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달까…. 고민하는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림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라는 느낌이죠.
── 스케쥴 관리나 모티베이션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스케쥴 관리는 오히려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웃음). 최소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수면 시간은 반드시 확보하려고 노력해요. 또, 모티베이션 유지 측면에서는 여러 사람의 그림을 보면서 제 안에 있는 경쟁심을 자극하고 있는 편이에요.
미지에 대한 흥미가 탄생시킨 ‘SEEKERS -탐색자들-’
── 일러스트집 ‘SEEKERS -탐색자들-’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MON 님이 오리지널 스토리로 엮어서 새롭게 그린 일러스트집이라고 들었는데,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원래부터 우주나 알 수 없는 존재, 미지의 세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릴 적부터 별을 올려다보면서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생명체가 있고, 그들이 문명을 세웠다면…?’같은 상상을 자주 하곤 했죠. 그 연장선에서 ‘SEEKERS -탐색자들-’이 탄생했어요.
‘SEEKERS -탐색자들-’의 일부를 파이 인터내셔널 홈페이지에서 공개중
── 특히 주목해 주었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SEEKERS -탐색자들-’은 인류와 외계인의 접촉과 행성간의 여행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미래 세계를 컨셉으로 하고 있어요. 그 속에서 탐색자들이 사용하는 도구나 무기, 운송수단은 물론 인물간 설정도 신경을 써서 표현했어요.
── ‘SEEKERS -탐색자들-’과 같은 오리지널 작품과 상업 작품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일까요?

절반 정도가 딱 좋을 것 같아요. 너무 개인적인 취향에 치우치는 것도 좋지 않지 않을까요(웃음).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적당히 살리면서 상업적인 일러스트도 즐겁게 제작하고 있어요.
일러스트집 ‘SEEKERS -탐색자들-’은 7/12일(금) 발매 예정
첫 개인전은 ‘어딘가 불안함이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 ‘SIGNAL 414’는 MON 님의 첫 개인전이죠. 소감이 어떠신가요?

긴장이나 불안감도 있지만 동시에 설레임도 있어서 굉장히 복잡한 상태예요. 상쾌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함이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굿즈 작업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 돌연변이 같은 생명체가 크게 그려진 메인 비주얼도 정말 MON 님다운데요.

‘내가 존재하길 바라는 외계인’이 컨셉이에요. 행성에서 쫓겨난 그들이 지구라는 별을 관측하고 지구를 향해 오고 있는 장면이죠. 즉, 동정의 여지가 없는 침략자예요. 평소 그림들을 집합시켜서 비교적 바로 그릴 수 있었던 캐릭터이지만, 신체 밸런스에서는 꽤나 고생했어요. 너무 인간과 비슷한 건 싫지만 ‘약간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뭔가로 변화하고 있는 도중의 표정이나 그 불완전함 같은 것에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MON 님은 평소 작업하실 때 레이어를 나누지 않는 편인데, 이번 메인 비주얼은 레이어를 나누셨다고 들었어요.

굿즈용 일러스트는 레이어 분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왕이면 메인 비주얼도 그렇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처음으로 5개로 나눠봤어요. 실제로 해보니 레이어 분리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느꼈어요.
── 개인전에 오시는 분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려요.

이번 전시회는 다양한 기법으로 작업한 디지털 작품과 재료의 질감을 즐길 수 있는 아날로그 작품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꼭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이번 전시 준비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다양한 것에 도전해 보려고 해요. 그것 역시 기대하고 기다려주시면 좋겠어요.
7월 24일(수)까지 개최! MON 첫 개인전 ‘SIGNAL 414’
pixiv와 트윈 플래닛이 공동 운영하는 갤러리 ‘pixiv WAEN GALLERY’에서 MON 님의 첫 개인전 ‘SIGNAL 414’가 2024년 7월 24일(수)까지 개최됩니다.
전시 컨셉은 ‘지금 이 세계와는 다른 행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일러스트집 ‘SEEKERS -탐색자들-’에 수록된 일러스트 작품을 중심으로 귀중한 아날로그 일러스트 작품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회장에서는 ‘SEEKERS -탐색자들-’을 7/12(금) 발매에 앞서 선행 판매중입니다. 개인전을 기념하여 MON 님의 친필 사인이 담긴 ‘SEEKERS -탐색자들-’도 수량 한정 판매중입니다.
또한 전시회장과 BOOTH 샵에서 특장판도 수량 한정으로 준비했습니다.
※BOOTH 샵에서는 ‘특장판’만 판매됩니다.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일러스트 작품들이 여러분들을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안내합니다. 이번 기회에 꼭 방문해 보시길!
개최기간: 2024년 7월 5일(금)~2024년 7월 24일(수)
입장 무료
장소: 도쿄도 시부야구 진구마에 5-46-1 TWIN PLANET South BLDG. 1F
영업시간: 12:00~1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