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작은 이야기들로 가득찬 ‘생각하게 만드는 일러스트’ 고교생 일러콘 2021 최우수상 쇼이치 님 인터뷰
일러스트가 좋은 고등학생들 다 모여라~! 픽시브가 주최하는 고등학생 대상 일러스트 콘테스트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2’가 9월 11일(일) 23시 59분까지 작품 응모를 받고 있는데요. 올해의 테마는 바로 ‘여행’입니다.
2018년부터 이 콘테스트를 통해 젊은 신인 크리에이터를 배출해 왔습니다. 지난해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1’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쇼이치 님은 올봄부터 사회 초년생이되어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답니다. 고등학교 시절 매년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에 응모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쇼이치 님을 만나 수상 작품에 담긴 제작 의도, 현재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고등학교 일러스트 콘테스트는 전국 고교 야구 대회같은 존재
── 쇼이치 님은 고등학교 3년 동안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에 매년 지원하셨다고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심사위원을 맡고 계셔서,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이 되면 꼭 응모해야지!’라고 생각했었어요. 작년이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꼭 결과를 내고 싶었는데, 최우수상에 선정되어서 정말 기뻤어요.
── 마치 전국 고교 야구 대회같네요.

2019년 응모작
2020년 응모작
── 작년 테마는 ‘춤’이었죠. 수상작인 ‘주인이 없는 사이에’에서 생쥐 메이드가 춤을 추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먼저 ‘춤’이라는 테마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남녀 둘이 춤추는 모습도 생각했지만, 캐릭터 설정을 그림으로 녹이는 게 어렵더라고요. 동물 캐릭터는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을 표현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고, 그래서 생쥐 메이드가 탄생했어요. 단순히 동물 귀나 동물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요(웃음).
2021년 응모작.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등장인물의 관계성이란 ‘자세히 보니 고양이 초상화가 걸려있네. 작품 제목의 주인=고양이구나!’ 같은 걸 말하는 거죠?

작년 일러스트 콘테스트 심사평은 여기에서 확인
── 그 외에 작품에 담긴 의도가 있나요?

지금까지 수상작은 콘트라스트가 강한 작품이 많았기 때문에 일부러 연한 색상을 사용하면 더 눈에 띄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캐릭터의 키를 작게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나요? 역대 수상작을 생각하면 꽤나 모험적인 시도인 것 같은데요.

일러스트 작품에서 캐릭터의 얼굴은 중요한 요소지만 ‘춤’이라는 테마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전신을 그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전신을 그리면 얼굴이 덜 강조되고 말죠. 그래서 캐릭터의 전체적인 키를 낮춰서 전신을 보여주면서도 얼굴을 크게 그릴 수 있게 한 거예요.
── 각각의 요소에 치밀한 계산을 하셨군요…! 생쥐 메이드들은 각자 개성이 엿보이는데요. 쇼이치 님이 특히 마음에 둔 캐릭터가 있나요?

치즈를 들고 있는 메이드들이요. 사실 발밑에 바나나 껍질이 떨어져 있거든요. 다음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웃음)
── 말 그대로 ‘생각하게 만드는 일러스트’네요! 완성된 작품을 보고 이번엔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으셨나요?

‘이게 안 된다면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느낌이었어요.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사이에서 고민하다
──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1’ 수상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일단 SNS 팔로워가 늘었어요. 저는 지금까지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를 둘 다 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로서 명확한 간판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불안이 있었어요. 그런데 많은 분이 ‘일러스트 콘테스트 수상자’로 알아봐 주셔서 기뻤어요.
── 올봄부터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MAPPA 소속 애니메이터가 되셨다고 들었어요.

네. MAPPA의 신인 애니메이터 양성 프로젝트로 입사하게 되었어요.
── 애니메이터와 일러스트레이터 중 진로가 고민되지는 않으셨나요?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둘 다 하려다가 결국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 걱정한 적은 있어요. 하지만 억지로 한쪽을 선택한다고 해도 결국 제가 힘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요네야마 마이 님처럼 일러스트레이터 겸 애니메이터로 활동하시는 분도 계시잖아요. 그래서 두 길을 함께 걸어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1’에서 수상하면서 일러스트에 대한 마음을 다시금 확인하기도 했고요.
── 자체 제작 에니메이션 ‘마녀의 마음은 아기 고양이의 눈(魔女のこころは子猫のめ)’도 SNS에서 큰 화제였죠. 직접 제작하면서 느낀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각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애니메이션은 일러스트 작품 안에 다 담기 어려운 설정을 담을 수 있어요. 반대로 한 눈에 깔끔하게 전달하고 싶을 때는 일러스트를 선택해요.
── 작품 제작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지만,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을 의식하기 시작한 계기는 ‘리틀 스위치 아카데미’예요. 그때부터 ‘생동감 넘치는 애니메이션 만들기’라는 목표가 생겼고, 중학생 때부터 움직이는 메모장(동영상 제작을 할 수 있는 닌텐도 소프트)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됐죠.
── 애니메이터를 꿈꾸며 어떻게 그림 연습을 하셨나요?

패션 잡지 같은 걸 참고해서 크로키나 모사를 했어요. 크로키북을 하루에 한 페이지, 30초 드로잉으로 채우는 연습을 했죠. 인체를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싶어서 사진을 보고 ‘이 포즈를 등부터 그려보자’라는 식으로 연습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너무 연습이라는 느낌이 강해지면 도중에 지루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씩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우선시하면서 그리되 ‘이 포즈를 그리려면 몸의 이 부분을 알아야겠구나’하고 실전과 연습을 결합하는 식으로 변했죠. 그렇게 하면 훨씬 연습이 훨씬 즐거워질걸요.
‘이대로 계속 배경에서 도망칠 거야?’
── 현재 작업 환경을 알려주세요.

── 쇼이치 님의 pixiv 계정을 보면 2018년쯤부터 그림 스타일이 확 달라진 것 같아요. 무슨 계기가 있었나요?

이제 슬슬 진짜 그리고 싶은 걸 그려야겠다고 결정한 게 바로 그 무렵이에요. 캐릭터 설정이나 세계관까지 실현할 수 있는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다는 마음은 쭉 있었지만, 단독 캐릭터나 일러스트 작품만 계속 그리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이대로 계속 배경에서 도망칠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배경까지 제대로 그리기로 결심했어요. 지금 보면 전부 기술적으로 많이 부족한 작품이지만, 그런 연습을 통해서 표현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옛날 작품을 보는 건 부끄럽기는 하지만, 내가 열심히 한 흔적이기도 하니까 그대로 뒀어요.
2018년 업로드 된 ‘연습’이라는 타이틀의 일러스트. 이후 일러스트 작품에 배경이 들어가게 된다.
── 배경 연습은 어떻게 하셨나요?

Google 스트리트 뷰에서 적당한 장소를 골라서 따라 그렸어요.
── CG로 배경 작업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도 있는데, 쇼이치 님은 어떠신가요?

흥미는 있지만 일단 제 컴퓨터 사양으로는 택도 없어요(웃음). 그리고 원근감을 익히기 위해서는 일단 직접 그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클립 스튜디오의 퍼스자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퍼스자를 이용한 제작 모습
── 복잡한 구도나 배경, 포즈를 그리고 싶으면서도 정작 캐릭터의 정면 얼굴만 그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잘 그리긴 힘들고 그래서 괴롭죠. 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그릴 수 있는 폭이 점점 넓어지고 그게 동기 부여로도 이어져요. 게다가 처음엔 고생해도, 그린 1년과 그리지 않은 1년의 차이는 엄청날걸요.
── 그렇네요…! 쇼이치 님은 작품마다 색이나 터치가 꽤 달라 보여요.

어떻게 채색할지, 어떤 터치가 좋을지 예전에는 제 스타일을 찾기 위해 고민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고민을 하지 않게 됐어요. 그때그때 표현하고 싶은 것에 따라 스타일을 바꿔가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 너무 자기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성은 애니메이터답네요.

듣고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일을 하면 필연적으로 성장한다는 즐거움
── 작년 최우수상 수상자인 쇼이치 님이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2’의 메인 비주얼을 담당하게 되셨다고 들었어요.

귀여운 콜라주 노트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풍경 위주의 일러스트를 그릴 생각이었는데, 담당자분께서 메인 비주얼은 캐릭터 위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거든요. 이런 메인 비주얼 작업은 처음이라 공부가 됐어요.
── 처음으로 상업 외주를 받은 건 언제인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외주를 받았는데, MV 일러스트 제작 등을 맡게 되었어요. 하지만 개인 외주가 많았기 때문에 활약하고 계신 또래 크리에이터분들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죠. 저는 학교 다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거든요….
── 고등학생이 상업 외주를 받는 것 자체가 드문 일 아닌가요(웃음). 비즈니스 메일을 쓸 때 고민하진 않으셨나요?

매번 힘들어요! 한 줄 쓸 때마다 ‘메일 예문’을 검색하고 있어요(웃음).
── 올봄부터 애니메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는데, 현재 생활은 어떠신가요?

힘들긴 하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하루하루 충실히 보내고 있어요.
── 이제 프로가 되셨는데, 그림 연습은 어떤 식으로 하고 계시나요?

연습을 따로 한다기 보다는 매일 하는 업무 속에서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로 작품을 제작할 때는 아무래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머무르게 되기 마련인데, 이게 일이 되면 어렵지만 해야 하는 일들의 연속이 되거든요. 내 머리로는 감당하기 힘든 복잡한 구도에 도전해야 할 때도 많아서 필연적으로 성장하게 되고, 그게 즐거워요. 그리고 연습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취미로 그림을 그릴 때 지금까지 그린 적 없는 포즈에 도전하기도 해요.
── 슬럼프에 빠지지는 않나요?

저는 그릴 수 없는 것에 부딪혔을 때 슬럼프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기초적인 데생 연습을 다시 했더니, 그릴 수 없던 것도 점점 그릴 수 있게 되었고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군요. 쇼이치 님의 앞으로의 목표를 알려주세요.

빨리 제 몫을 하는 애니메이터가 되는 것이 지금 가장 큰 목표예요. 언젠가는 개인적으로 일러스트 작업도 병행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2’에 도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려요.

저는 콘테스트에 도전하면서 매년 목표가 생겼고, 그 결과 평소 일러스트를 대하는 방식이 변한 것 같아요.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즐긴다는 마음으로 도전해 보면 어떨까요? ‘이런 기법을 써봐야지’ 혹은 ‘이런 채색은 어떠려나?’하고 공부하면서 재미있게 그린다면 그 마음은 분명 보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질 거예요.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는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기 위한 일본 최대 규모 디지털 일러스트 콘테스트입니다. 요시나 세이지 님, 요네야마 마이 님 등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와 기획 취지에 공감해 주신 협찬기업이 프로의 관점에서 응모작을 심사합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및 각 협찬사의 특별 상품이 수여되고, 픽시브 주최 기획에 참여하거나 비주얼 제작 등의 기회도 제공됩니다.
개최 기간은 2022년 9월 11일 23:59까지! 이번 여름 방학 동안 도전해 보세요!
>>‘pixiv 고등학생 일러스트 콘테스트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