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를 깎아내리는 창작자를 그냥 넘길 수 없어요’ 미움을 사람에게 돌리지 말자 / 카레자와 카오루의 창작상담

글/ 카레자와 카오루
캐릭터를 깎아내리는 창작자를 그냥 넘길 수가 없어요
우선 그 싫어하는 창작자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캐릭터를 깎아내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어서 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네요.
요즘은 작품 속에서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 캐릭터에게 ‘쓰레기’, ‘인간 말종’, ‘죽어’, ‘폐급’ 같은 말을 하는 것이 과연 캐릭터를 깎아내리는 일인지조차 애매해진 분위기이긴 해요. 하지만 거기서 애정이나 장난스러운 뉘앙스조차 느껴지지 않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분위기 자체가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면, 그 장르는 정상적인 사람보다 이상한 사람이 더 많은, 그야말로 ‘미드소마’ 같은 상태가 된 건 아닐까 싶어요.
그런 곳에 오래 있다 보면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혹시 내가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될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은 캐릭터를 지나치게 헐뜯는 쪽에 있으니, 우선은 정신 바짝 차리셔야 합니다.
게다가 신은 멀쩡한데, 그 신을 믿는 신도들이 이상한 경우는 흔한 일이잖아요.
좋지 않은 분위기가 주류가 되었다고 해도 그건 장르 자체의 잘못은 아니에요. 그러니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까지 흔들릴 필요는 없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런 사람들의 어둠의 의식은 눈에 담지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분위기가 별다른 논란도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도 이상하긴 해요. 어쩌면 당신이 싫어하는 그 창작자의 작품 스타일이나 발언은 상당히 ‘애매한 경계선’에 걸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게임 실황 영상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인기 있는 스트리머들은 무엇이든 필요 이상으로 심하게 깎아내리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에 ‘그런 생각도 있을 수 있겠네요’ 같은 애매한 말만 늘어놓는 것도 아니에요. 막 나가는 캐릭터에게는 분명히 화도 내고, 태클을 걸 부분은 제대로 태클을 걸고, 좋아하는 캐릭터에게는 다소 과한 덕질 멘트도 하지만, 선은 넘지 않는다는 균형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죠.
그런 스트리머의 영상도 ‘이번엔 캐릭터를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는 거 아닌가?’ 싶은 위화감을 느껴 중간에 시청을 그만둔 적도 있어요.
그렇다고 그 영상이 논란이 된 것도 아니었고, 재미있게 보는 사람도 많았어요.
‘혹시 내 감각만 미드소마가 된 건가?’ 싶었는데, 그 스트리머가 당시 플레이하고 있던 게임은 여성향 연애 게임이었어요.
저는 원래 여성향 연애 게임을 좋아했고, ‘여성향 연애 게임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본의 아니게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괴소문을 계속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이기도 해요.
즉, 여성향 연애 게임이라는 장르인 것만으로도 표현에 훨씬 예민해져 있었고, 좋아하는 캐릭터라면 더더욱 그랬던 거죠. 평소라면 별생각 없이 넘겼을 ‘으, 징그러’ 정도의 태클도, 그때는 ‘징그럽다는 말을 사람한테 해도 되는 걸까?’ 하고 도저히 넘어갈 수가 없었던 거예요.
당신 역시 그 장르에 애정이 깊고, 그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판단 기준이 더 엄격해진 것일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말도 당신에게는 캐릭터를 깎아내리는 발언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사람이 아니라 작품을 미워하자
하지만 ‘내가 이상한 거구나’ 하고 반성할 필요는 없어요. 애초에 2차 창작을 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제정신이 아니잖아요.
용서할 수 없는 건 계속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정말 싫어하는 창작자가 있다’며 그 미움을 창작자 본인에게까지 향하게 하는 건 그만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역시 사람에 대한 미움이 가장 오래가거든요. 정말 그냥 넘기고 싶다면 ‘이 사람 작품 스타일이 정말 싫다’ 정도에서 멈추는 편이 좋겠죠.
SNS에서의 발언까지 포함된다면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SNS에서는 누구나 크든 작든 어느 정도는 캐릭터를 만들어 살아가잖아요. 저도 현실에서는 의외로 ‘소생’ 같은 캐릭터는 아니랍니다.
SNS에서의 발언까지 포함해서 ‘이 사람 작품 스타일이 정말 싫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결국 취향의 문제예요.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물론 그런 취향을 싫어하는 당신이 잘못한 것도 아니죠.
반대로 말하면, 좀처럼 그냥 넘기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작품 스타일을 좋다고 여기는 그 사람의 ‘인간성’ 자체에 화가 향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만나 본 적도 없고, 교류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의 인격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작품과 작가를 동일시할 것인지는 지금도 의견이 갈리는 문제지만, 적어도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둘은 분리해서 생각하세요. 화가 난다면 그 화는 작품에만 몰아주는 편이 좋아요.
게다가 당신 눈에는 그 사람이 ‘본인의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를 깎아내리며 즐거워하는 악의적인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본인은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고, 그냥 평범하게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주길 바라며 쓴 것일 수도 있어요.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는 작품을 만드는 것도 어려워요. 작가에게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도, 당신처럼 깊이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는 거죠.
누군가를 즐겁게 하려다 다른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일은 세상에 무언가를 내놓는 이상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일종의 자연재해와 같아요.
당신은 창작이라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에 휘말린 것이니 사람을 미워하지는 말아요.

↑일본어 이외의 고민 상담도 환영합니다.
이 시리즈가 단행본으로!
단행본화를 축하하며 ‘동인녀의 감정’의 저자 사나다 츠즈루 님과 대담을 나눴어요. 체크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항상 칼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제 고민은 지금 파고 있는 장르에 정말 싫어하는 창작자가 있다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모바일 게임인데, 그 창작자는 캐릭터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거나(정작 캐릭터는 그런 취급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한 적도 없는데), 캐릭터의 무거운 과거사를 아무렇지 않게 농담거리로 삼기도 해요.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받아들이는 방식이 저와는 너무 달라요. 원래라면 그냥 넘겨야 하는 걸 알지만 자꾸만 화가 치밀어 올라요. 지금 파고 있는 장르는 그렇게 유명한 편은 아닌데, 그 창작자는 팔로워도 많아서 그것 때문에도 마음이 복잡해져요. '이 사람의 발언이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우울해지기도 하고요. 지금 파고 있는 장르는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 그만큼 애정도 깊고, 그래서인지 좀처럼 그냥 넘기질 못하겠어요. 제가 너무 유난스러운 사람인 걸까요?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잘 다스릴 수 있을까요?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