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 답장을 어떻게 하죠?’ 독자에게는 일종의 ‘팁’이니 신작으로 보답하면 된다 / 카레자와 카오루의 창작상담

글/ 카레자와 카오루
감상평 답장을 어떻게 하죠?
매번 ‘이런 일로 고민하고 있다니’라는 참신한 고민이 도착하는 걸 보면 창작은 정말로 고통의 연속이군요. 고통을 이겨내고 작품을 완성했더니 타인과의 비교, 독자들이 작품을 봐주지 않거나 감상평을 받지 못해서 고민하고, 감상평을 받고 나면 이번에는 답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니 말이에요.
‘창작’이라는 말 자체가 ‘지옥’의 은어가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피의 연못과 가시로 뒤덮인 산 사이에 ‘창작’이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죠.
저 역시 가끔 사인회 같은 곳에서 독자분들로부터 직접 칭찬의 말씀을 들을 때가 있는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외에 할 말이 없어요. 공을 주고받는 캐치볼이라고 생각하고 공을 받은 건 좋지만, 그 공을 꼭 끌어안고는 다시 던지지 않은 채 오직 ‘감사합니다!’만 연발하는 이상한 상황이 되죠. 결국 상대방도 잠시 침묵 후에 ‘앞으로도 힘내세요’라고 말하며 서둘러 자리를 떠나게 되고요.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감사를 표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 역시 지방 끝자락에서 상경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내가 더 멀리서 왔잖아?’하게 되죠.
독자는 ‘팁’을 주는 감각으로 보내고 있다
애초에 독자는 어떤 목적으로 굳이 작가에게 감상평을 보내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친해져서 궁극적으로는 일회적인 만남을 노리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대부분은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마음과 자신의 감상평이 작가에게 힘과 자신감이 되어 더욱 창작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는 격려의 의미로 보낸답니다.
그런데 작가가 ‘감상평을 받았는데 제대로 된 답장을 못 써서 미안하다’며 좌절하고 자책하는 건 독자가 바라는 일이 아니겠죠.
즉, 감상평을 받은 당신이 충분히 기뻐하고 그것이 창작과 일상의 원동력이 되는 시점에서 그 감상평은 이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니 센스있는 답장을 해야 한다는 등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답니다.
앞서 캐치볼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 독자는 캐치볼 같은 감각이 아니라 아마도 ‘이걸로 영양을 보충해서 다시 좋은 작품을 보여줘!’라는 ‘팁’을 주는 감각으로 감상평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요?
댄서들의 가슴팍에 팁을 꽂아주면서 그 보답으로 바라는 건 뭘까요? 아마도 더 멋진 섹시 댄스겠죠.
그와 마찬가지로 독자가 응원의 대가로 기대하는 건 바로 신작이에요. 애초에 답장이 필수라고도 생각하지 않을걸요? 센스 있는 답장을 하느라 창작의 손이 멈춰 버린다면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될 뿐이죠.
그래서 저는 SNS나 이메일로 받은 감상평에 개별적으로 답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냥 감사히 받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마무리를 잘 짓는 것도 하나의 예의
하지만 당신은 40세가 넘은 사회적인 어른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성스럽게 써준 감상평에 센스 있는 답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의를 지키는 건 좋지만 너무 예의만 중시하다 보면 ‘이게 정말 필요한가?’ 싶은 번거로운 문화도 분명 존재하거든요.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축의금이나 축하 선물을 보내는 건 좋은 일이죠. 하지만 일본에는 ‘축하에 대한 감사 인사’라는 이상한 매너가 있어요. 저도 친구에게 출산 축하 선물을 보낸 적이 있는데, 바로 답례품을 받았어요. 또, 얼마 전에는 남편에게 조의금을 받은 분이 집까지 와서 답례품을 가져다주기도 했어요.
저는 축하를 온전히 100% 받아들여 줬으면 하지만, 답례품과 그에 따른 번거로움 때문에 그 가치가 50%로 깎이는 것만 같아요. 오히려 ‘아이가 태어났거나, 상을 당한 집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 것 같다’는 미안한 마음마저 생기게 되죠.
만슈 키츠코 님의 에세이에도 선물에 대한 답례, 답례에 대한 인사 등 ‘감사 릴레이’를 계속한 끝에 결국 상대방이 ‘그만 좀 해라’며 화를 냈다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대화를 ‘적절한 시점에서 마무리하는 것’도 일종의 예의라고 생각해요.
감상평이란 ‘좋은 작품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같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감상을 보낸 시점에서 이미 마무리가 된 것인데, 여기에 답장을 하는 건 ‘감사에 대한 감사’이니 조금 오버가 아닐까요?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답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례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감상도 감상에 대한 답례도 마찬가지
물론 답장을 써도 상관없지만, 그 내용에 대해 깊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SNS에서 후쿠오카 기념품을 받았는데 ‘토리몬’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기념품을 비난하는 계정을 본다면 사람의 선의를 담은 선물에 대해 어쩜 저렇게 나쁘게 말할 수 있냐며 경악하겠죠. 감상도 선물과 마찬가지로 마음이 담긴 것이고, 그 내용이나 센스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받는 사람의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당신도 감상평을 받을 때 ‘이렇게 요약이나 하는 서툰 솜씨로 감상평 보내지 마!’라고 생각할까요? ‘재밌었어요’ 한 마디만으로도 충분히 기쁘잖아요.
마찬가지로 감상에 대한 답례 역시 당신의 감사한 마음, 힘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즉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로도 괜찮다는 뜻이에요.
만약 센스를 보여주고 싶다면 ‘창작’이라는 최적의 장이 열려있어요.
답장보다는 창작 안에서 센스를 발휘하는 것이 감상평을 보내준 사람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어 이외의 고민 상담도 환영합니다.
이 시리즈가 단행본으로!
인기 시리즈 ‘카레자와 카오루의 창작 상담’이 ‘오타쿠의 즐거운 창작론’(문학춘추 출판)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화 되었습니다!
‘원작을 무시한 2차 창작이 걱정돼요’, ‘마이너 장르라 독자들이 별로 없어요’, ‘40대면 동인 행사 그만둬야 할까요?’, ‘최애를 죽이고 마는 모순과 고뇌’ 등 인기 상담은 물론 신작에 대한 고민까지 담겨 있습니다.
단행본화를 축하하며 ‘동인녀의 감정’의 저자 사나다 츠즈루 님과 대담을 나눴어요. 체크해 보세요!



카레자와 선생님, 안녕하세요. 늘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저는 좋아하는 장르의 2차 창작으로 이것저것 쓰고 있는 오타쿠예요. 감사하게도 감상평을 꽤 받고 있는데, 받을 때마다 기쁨의 내적 댄스를 추며 캡처해서 일상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어요. 그런데 동시에 큰 고민이 있어요.
바로 ‘답장을 어떻게 하지?’예요. 정말 큰 문제예요.
감상평을 받으면 정말 기쁘지만, 답장은 ‘감사합니다!’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요. 제 어휘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대인 관계 능력이 부족해서 어떤 내용을 써야 좋을지 전혀 모르겠어요. 마흔이 넘은 어른인데도 매번 좌절하고 있답니다.
어떻게 하면 ‘감사합니다!’ 이상의 답장을 쓸 수 있을까요?
제발 가르쳐주세요.